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높인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된 여성들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비감염자에 비해 4배나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HPV 감염이 단순히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성균관대 연구팀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
이번 연구는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진들이 수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16만 3천명 이상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HPV 감염 여부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참가자들은 2004년부터 2018년까지 1~2년마다 정기적으로 HPV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고위험 HPV 감염자의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크게 증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일반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위험 HPV 감염 여부만을 고려했을 때, 감염자 그룹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비감염자 그룹에 비해 3.91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뇌졸중 사망률은 무려 5.86배 높았습니다!
비만할수록 위험 증가
놀랍게도, 비만한 고위험 HPV 감염자의 경우 그 위험이 더욱 커집니다.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감염자는 비감염자에 비해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4.81배나 높았습니다. 이에 비해 BMI 25 미만에서는 그 위험이 2.86배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HPV에 의한 혈관 염증이 원인으로 추정
연구진은 HPV가 혈류를 통해 혈관에 염증을 유발하여 동맥을 막고 손상시킴으로써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추정합니다. 정혜숙 교수는 “바이러스는 염증의 잠재적 유발 요인”이라며 “HPV가 혈관 염증을 일으켜 동맥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HPV 백신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 가능할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HPV 백신이 심장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HPV 감염이 남성에게도 비슷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계획 중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자궁경부암 예방을 넘어 심혈관 질환 예방이라는 더 큰 의미를 지닙니다. HPV 백신 접종을 통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 국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HPV 백신 정책 수립 시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